지하 요새를 겨눈 ‘조용한 경고’… 美 전략무기 B‑2와 MOP, 이란·북한에 보내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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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9일, 세계 안보 지형이 요동치는 가운데 미국의 전략무기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와 GBU‑57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 초대형 관통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게 접근해, 지하 수십 미터의 철벽 방어를 뚫고 들어가는 이들의 존재는 현대전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 미국은 이 조합을 통해 이란과 북한의 지하 핵시설 및 지휘 벙커를 겨냥한 비대칭 전략의 상징으로 삼고 있다.

‘괴물 폭탄’ GBU-57 MOP의 실체

GBU‑57 MOP는 흔히 ‘괴물 폭탄’으로 불린다. 미 국방위협감소국(DTRA)의 주도로 개발된 이 폭탄은 무게 13.6톤, 길이 6.2미터에 달하며, 최대 60미터 이상의 강화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다. 고강도 강철로 제작된 탄체는 초고속으로 낙하하면서 엄청난 충격을 흡수하고 견디며 깊은 지하까지 침투한다. 특정 지점에 연속적으로 투하하면 드릴처럼 지하를 파고들어 목표를 무력화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GBU-57A/B MOP 제원

항목내용
종류GPS 유도식 벙커버스터 폭탄
제조사보잉(Boeing)
무게30,000 파운드 (13,600 kg)
길이20.5 피트 (6.2 m)
직경31.5 인치 (0.80 m)
탄두 중량약 5,300 파운드 (2,400 kg)
관통 능력지하 200 피트 (약 61 m)
유도 방식GPS / 관성항법장치(INS)
운용 플랫폼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무기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최근 미 국방부는 ‘스마트 퓨즈’라 불리는 신형 신관을 시험했다. ‘대형 관통탄 스마트 퓨즈(LPSF)’는 목표물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폭탄이 지하로 침투하면서 내부의 빈 공간이나 터널을 감지해 최적의 지점에서 폭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로써 MOP는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목표물에 대한 정밀한 타격이 가능해졌고, 그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괴물 폭탄을 운반할 수 있는 항공기는 B-2 스피릿, 단 하나뿐이다. 노스롭 그루먼이 개발한 이 전익기 형태의 스텔스 폭격기는 기존 항공기와 차별화된 외형 덕분에 적의 레이더를 피해 침투할 수 있다.

B‑2는 최대 두 발의 MOP를 내부 무장창에 탑재할 수 있으며, 한 번의 공중급유로 최대 18,500킬로미터 이상 비행할 수 있어 전 세계 어디든 신속히 타격 가능하다.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를 중심으로 실전 배치된 이 기체는 최근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에도 주기적으로 전개되며 전 세계 작전 반경을 확장하고 있다.

전략적 함의: 이란과 북한을 겨누다

이 무기 조합의 전략적 의미는 특정 국가를 상정했을 때 더욱 분명해진다. 대표적인 예가 이란의 포르도 우라늄 농축 시설이다. 산악 지대 깊숙한 지하에 위치한 이 시설은 일반적인 벙커버스터로는 손쓸 수 없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미국에 GBU‑57 제공을 요청했고, 미·이스라엘 양국의 군사적 논의가 포르도 타격 가능성을 두고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에 대한 군사 옵션을 언급하면서 MOP 투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북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수뇌부 전시 지휘소, 핵무기 저장소, 장사정포 진지 등 다수의 핵심 군사시설이 전국에 걸쳐 지하화된 상태다. 북한의 방공망을 뚫고 은밀히 접근할 수 있는 B‑2는 사실상 유일한 침투 플랫폼이며, 김정은 위원장의 벙커를 타격할 수 있는 MOP 역시 재래식 무기 중에선 독보적이다.

미국은 이를 활용해 정기적인 연합훈련에 B‑2를 전개하며, 북한 지도부에 대한 은근하고 명확한 경고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실전과 훈련: ‘보이지 않는’ 경고

실전에서도 그 위력은 조용히 과시되고 있다. 2024년 말, 미 공군은 예멘 내 후티 반군의 지하 무기고를 정밀 타격하기 위해 B‑2를 투입했다. 당시 MOP가 사용됐다는 공식 확인은 없었지만, 현장에 참여한 미군 관계자들은 “B‑2의 등장 자체가 후티의 배후인 이란을 향한 전략적 경고”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MOP와 B‑2는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존재만으로 심리적·전략적 파급력을 지니는 무기 체계로 기능한다.

물론 이 무기 체계가 만능이라는 인식은 조심스럽다. 일부 전문가들은 “포르도 핵시설의 깊이나 구조에 따라 MOP의 파괴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하 시설이 다층 구조로 되어 있을 경우, 단일 폭탄만으로는 완전한 무력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어디까지나 실전 사용 이전의 가정일 뿐이며, 미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B‑2와 MOP의 실전 운용 능력은 시험과 훈련을 통해 꾸준히 점검되고 있다. 뉴멕시코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 등에서 대규모 지하 구조물을 실제에 가깝게 모사한 뒤 투하 실험을 반복하고 있으며, 스마트 퓨즈를 비롯한 최신 개량도 정기적으로 검증된다. 이는 미 공군이 단순히 무기를 보유하는 수준을 넘어서,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B‑21 레이더가 실전 배치되면 MOP 운용 플랫폼이 변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B‑2의 노후화에 따라 MOP의 미래 운반체계가 새롭게 정립될 수 있지만, 당분간은 현존 무기 중 B‑2와 MOP 조합이 최강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결론적으로, GBU‑57 MOP와 B‑2 스피릿 폭격기는 현대 지하화 전장에 맞서기 위한 미국의 최전선 카드이자, 전략적 억제력의 결정체다. 적의 벙커를 파괴하는 것을 넘어, 전쟁 수행 의지를 사전에 꺾고자 하는 심리적·정치적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란의 산과 북한의 암반 아래 감춰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오늘도 ‘보이지 않는 폭격기’와 ‘가장 깊이 파고드는 폭탄’을 연마하고 있다. 그리고 그 존재만으로도 세계는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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