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캘리포니아 산불 그 후: 생존자들의 끝나지 않은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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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캘리포니아 남부를 휩쓴 대형 산불이 남긴 상흔은 단순한 화재 피해를 넘어선다. 팰리세이즈와 이튼 산불을 포함한 이번 재난은 15만 명 이상의 주민을 대피하게 했으며, 1만 6천여 채의 건물이 소실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직면한 진짜 문제는 화재 이후에 시작됐다. 보험 보상 지연, 주택 부족, 그리고 재건을 둘러싼 복잡한 절차가 생존자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다시 이 사건을 돌아보며 생존자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조명해본다.

보험 문제: 지연과 부족한 보상

캘리포니아 보험 산업은 전례 없는 규모의 산불 피해로 인해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보험국(California Department of Insurance)에 의하면, 2025년 2월까지 3만 3천 건 이상의 보험 청구가 접수되었고, 총 70억 달러가 지급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피해자가 보험 보상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

“보험이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달랐어요. 이렇게 큰 차이가 날 줄은 몰랐습니다.”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 로베르토 코바루비아스는 자신의 보험이 재건 비용보다 100만 달러 이상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연기 피해 또한 보험사와 피해자 간의 주요 분쟁 요소다. 일부 보험사는 연기 피해 보상을 축소하거나 부정하며 지급을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캘리포니아 주 보험국 마이클 솔러(Michael Soller) 부국장은 “연기 피해는 실재하는 문제이며, 보험사들은 이를 정당하게 조사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보험사들이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커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주택 위기: 치솟는 임대료와 부족한 거처

산불은 캘리포니아의 주택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대규모 주택 손실로 인해 임대 시장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생존자들은 안정적인 거주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튼 산불로 집을 잃은 마이클 스토크는 “현재 남아 있는 집들은 상태가 좋지 않고, 임대료는 터무니없이 비싸졌습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임대료 급등을 막기 위해 가격 인상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임시 거주지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임대 시장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여전히 거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재건의 어려움: 비용 상승과 인력 부족

재건 과정은 보험 문제와 더불어 피해자들이 가장 크게 겪는 난관 중 하나다. 건축 비용 상승과 인력 부족이 주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보험 보장이 충분한 피해자들은 천천히 재건을 진행하고 있지만, FAIR 플랜(보험 최후의 보루) 가입자들은 보상 한도가 낮아 재건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아예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FAIR 보험이란?

FAIR(공정 접근 보험 요구, Fair Access to Insurance Requirements) 보험은 일반 보험 가입이 어려운 고위험 지역 거주자를 위한 캘리포니아주의 최후 보루 보험이다. 민간 보험사가 화재 위험이 높은 지역에서 가입을 거부할 경우, FAIR 플랜을 통해 기본적인 화재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보장 한도가 낮고, 추가 보장을 받기 어려워 피해자들에게 재정적 부담이 크다.

루이스 햄린은 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행히 충분한 보험을 들어서 재건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제 이웃은 FAIR 플랜만 가입돼 있어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생존자들은 지역 사회 단체를 조직해 공동으로 자재를 구매하고 건설 비용을 낮추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신 건강과 커뮤니티의 역할

산불 생존자들은 단순한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충격도 겪고 있다. 화재 당시의 공포, 삶의 터전을 잃은 상실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뒤섞여 있다.

트라우마 상담 전문가인 안드레아 마리 스타크는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그룹을 운영하며 “안전함은 단순한 물리적 개념이 아닙니다. 내부적으로도 안정감을 회복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화재 재단과 같은 지역 단체들은 긴급 지원금을 제공하고 장기적인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피해자들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25년 캘리포니아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시스템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보험 보장의 부족, 주택 공급 문제, 재건의 어려움 등은 기후 변화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재난은 한순간이지만, 복구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캘리포니아가 앞으로 더욱 빈번한 산불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 개혁, 주택 정책 개선, 재난 대비책 강화가 시급하다.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사회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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