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항공기 주문 중단

보잉 항공기 인도 중단한 중국…미국, 항공산업 정조준한 ‘무역 보복’에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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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자국 항공사에 보잉(Boeing) 항공기 인도 중단을 지시하며 미중 무역갈등이 항공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대한 ‘맞불 카드’로 중국이 보잉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백악관은 “보복 조치는 명백한 불공정 무역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항공우주산업협회(AIA)는 “이번 결정은 글로벌 항공기 공급망과 안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즉각적인 외교 대응을 촉구했다.

보잉 입장에서는 뼈아픈 조치다. 중국은 미국 외 최대 항공기 수요국으로, 보잉은 2043년까지 약 8,830대의 신규 항공기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며 수년 전부터 해당 시장에 집중해왔다.

실제로 중국 3대 항공사인 에어차이나(45대), 중국동방항공(53대), 중국남방항공(81대)은 총 179대의 항공기를 2025~2027년 사이 인도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보잉은 해당 물량을 전면 재조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미 2018년 737 MAX 추락사고 이후 신뢰도가 급락한 상태에서, 사실상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은 중단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업계에서는 “보잉이 2017년 이후 중국으로부터 받은 대규모 신규 주문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미 예고된 위기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중국 항공사들이다. 미국산 부품과 기술에 의존해온 만큼, 당장 정비와 운항 유지에 적신호가 켜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국 부품 수입이 막히면 정비 비용이 최대 60%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재고는 평균 3~6개월치에 불과해, 부품이 소진되면 항공기 결항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보잉 항공기 리스 이용 기업들에 대한 긴급 금융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에어버스(Airbus)와 자국산 COMAC C919 중심의 기단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에어버스는 이미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이번 발표 직후 에어버스 주가는 1% 상승했지만, 보잉 주가는 2% 넘게 하락했다. 그러나 COMAC C919는 여전히 생산 능력과 부품 조달 측면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C919는 연간 50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실제 인도량은 30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기종 역시 미국산 부품 의존도가 상당해,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 결국 중국 항공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완전 국산 항공기’는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Truth Social에 “중국이 이미 약속한 보잉 항공기 인수를 거부했다”며 “이는 미국 산업과 일자리에 대한 정면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항상 협상 테이블에서 항공기 구매를 정치적 무기로 활용해왔다”며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중국이 ‘항공기 인도 중단’이라는 극단적 수단까지 동원한 것은, 보잉이라는 미국 상징 기업을 압박해 무역협상의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항공기 인도는 단순한 상품 수출이 아니라 국가 간 기술력과 전략의 결정체라는 인식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이미 러시아 사례를 경험한 바 있다. 2022년 러시아가 서방 항공기 부품 수입을 중단하면서 수많은 항공기가 비행을 멈췄고, 국제 항공안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번 중국의 조치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보잉 공급망에는 수천 개의 중소기업이 연결돼 있다”며 “이번 사태는 미국 항공 산업 전반에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잉 사태는 단순한 기업의 수출 실패로 보기 어렵다. 이번 충돌은 미국과 중국의 기술·산업 분리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배터리에 이어 항공우주까지 공급망을 ‘중국 밖’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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