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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콩고민주공화국 광물·인프라 투자 본격화…中과 영향력 경쟁 격화
미국이 금과 희귀 광물을 포함한 콩고민주공화국(DRC) 내 자원 개발 투자를 놓고 현지 정부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The Kenyan Times가 20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여기에 도로, 철도, 에너지 기반시설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도 포함시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미·중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 내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이 지난 수년간 DRC를 포함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대규모 차관과 건설 프로젝트로 깊이 파고든 상황에서, 미국도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광물+인프라 동시 투자…‘新아프리카 전략’ 본격 가동
미국 행정부는 이번 DRC 투자를 자원 개발에 국한하지 않고, 보다 넓은 경제 협력 구상의 일부로 접근하고 있다. 백악관 아프리카 담당 고문인 마사드 불로스(Massad Boulos)는 최근 킨샤사를 방문해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양국이 투자 제안에 대해 실질적인 합의를 이뤘다”며 “미국 민간 부문의 콩고 광물 분야 진출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DRC는 공식 조약 체결 전 단계로, 투자 프레임워크 협정을 협의 중이다. 이 협정은 미국 기업의 직접투자를 촉진하고, 콩고 측에는 인프라 개발과 고용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쌍방향 접근 방식을 띤다.
트럼프 정부, M23 반군 대응 조건부 지원 논의
치세케디 대통령은 미국에 자국 내 반군 문제 해결을 위한 안보 지원을 요청하면서, 그 대가로 광물 투자 기회를 제안했다. 특히 루완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M23 반군은 동부 국경지대에서 정부군과 지속적인 충돌을 벌이며 치세케디 정권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불로스 고문은 “미국은 안보와 경제를 분리된 영역이 아닌 상호 연결된 틀로 본다”며, 이번 협상에는 광물 자원 투자와 안보 협력이 동시 추진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군사 또는 전략적 지원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중, DRC에서 본격 충돌 예고…
DRC는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국이자, 리튬, 콜탄, 금 등 희귀 광물이 풍부한 국가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핵심 소재에 필수적인 자원들이 집중되어 있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비중이 크다.
지금까지 중국은 콩고 내 주요 광산 운영권과 인프라 개발을 사실상 독점해왔다.
중국 국영기업들은 “인프라 대 광물” 형태의 계약을 통해 고속도로, 병원, 댐 건설을 진행하며 그 대가로 광물 채굴권을 확보해왔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불균형 계약이라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 주도의 구조에 균형추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외국 원조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 부문이 중심이 되는 투자 모델을 통해 현지 경제의 지속 가능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 아래 민간 기업의 수익성과 전략적 가치가 동시에 고려되는 방식이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까지 기술, 농업,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관세를 부과하며 긴장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략적 자원과 시장 확보 측면에서 아프리카는 새로운 경쟁 무대가 되고 있다.
DRC에서의 투자 경쟁은 경제적 이익에 그치지 않고, 국제적 영향력과 규범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보다 복합적인 경쟁 양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미국은 투명성, 규칙 기반 경제 질서, 자유시장을 강조하는 반면, 중국은 속도와 효율 중심의 국영 주도형 모델을 앞세우고 있다.
콩고 정부는 이번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중국 중심 외교의 균형을 맞출 카드를 얻은 셈이다. 이는 치세케디 대통령이 내부 안보 문제와 외부 투자 유치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과의 파트너십이 얼마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변수로 남는다. 미 행정부의 정책 일관성, 민간 투자자들의 리스크 평가, DRC 내 정치적 안정성 등 여러 요소가 맞물려야 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부딪히는 첫 전장이 될 가능성을 보이는 DRC. 이번 사안은 자원과 안보, 외교 전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