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美 애틀랜타서 폐막…4,990만 달러 수출계약 성사

전 세계 재외동포 경제인들과 국내 기업인들이 모여 한민족 경제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확인한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4월 20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번 대회는 재외동포청과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가 공동 주최하고, 매일경제·MBN, 중소기업중앙회, 애틀랜타 및 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가 공동 주관했다. 지난 17일부터 열린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약 4,000여 명의 기업인이 참가했으며, 기업 전시관에는 2만여 명의 일반 참관객이 방문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총 상담액 6억 6천만 달러…K-뷰티·K-푸드 수출 성과 ‘주목’

이번 행사 기간 동안 이뤄진 비즈니스 상담은 총 6억 6천만 달러(한화 약 9,900억 원)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4,990만 달러(약 74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이 현장에서 체결됐다. 특히 K-뷰티, K-푸드, K-바이오 등 이른바 ‘K-라이프스타일’ 산업의 수출 성과가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뷰티 업계의 M사와 A사는 미주 최대 한인 홈쇼핑 기업인 홈쇼핑월드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고, 식품·화장품 등 현지 소비자 접점이 높은 품목들에 대한 미국 시장 반응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관세 장벽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국 중소기업의 미국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도 이번 대회를 통해 확인됐다. D사와 H사는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건축사와 각각 2,500만 달러, 2,000만 달러 규모의 현지 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생산 기반 확보를 통한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MOU 86건·투자유치 1억 5천만 달러…스타트업도 주역으로 부상

총 86건, 1억 5천만 달러(한화 약 2,250억 원)의 업무협약(MOU) 체결도 대회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특히 18일 열린 스타트업 피칭대회에서 S사는 미국 동포 투자기업으로부터 약 1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의향서를 체결해 현장의 이목을 끌었다.

스타트업 프로그램이 단순한 경연이 아닌 실질적인 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의 발판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VC 관계자는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시장성에 대한 신뢰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동포 투자자와의 연결을 위한 유일한 장”이라고 말했다.

‘한상경제권 원년’ 선언…한·미 중소기업 간 전략적 협력 본격화

이번 대회의 핵심 화두는 ‘한상경제권’ 구축이었다. 개회식에서는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켈리 레플러 미국 중소기업청장이 참석해 2025년을 ‘한상경제권 원년’으로 선포하는 공동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한상경제권은 전 세계에 흩어진 동포 기업인과 국내 기업을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연결해 생산, 소비, 투자, 인력, 공급망의 다층적 연계를 도모하는 구상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경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18일 오찬 포럼에서는 성 김 현대자동차 사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기반의 한상경제권이야말로 실질적인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지역 기반 경제 공동체와의 연결은 향후 한국 산업의 글로벌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2G 포럼, 한·미 지방정부 간 투자 협력 물꼬 터

정책 간 협력 논의도 활발히 전개됐다. 17일 개최된 G2G 포럼에는 한국 측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충청북도, 전라북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미국 측에서는 매릴랜드주, 아칸소주, 앨라배마주 상무부 장차관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양국 지방정부 간 지역 산업 육성과 맞춤형 투자 전략을 공유하며 새로운 형태의 협력 모델 구축 가능성을 타진했다. 특히 한국 지방자치단체와 미국 주정부 간의 직접 교류는 앞으로의 통상 외교 전략에서 점점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교류 넘어 글로벌 경제 공동체로”…폐회식에서 새로운 도약 다짐

20일 열린 폐회식에서는 대회의 주요 장면을 담은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됐고, 스타트업 경연대회 수상자 시상이 이어졌다. 이어진 환송 오찬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은 “이번 대회는 한류 중심 산업의 현장 계약과 투자 유치라는 실질적 성과를 낳은 행사였다”며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를 비롯한 주최 기관들의 노력에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인 경제인 네트워크가 이제는 단순한 정보 교류를 넘어 ‘한상경제권’이라는 새로운 경제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과 전 세계 한상들이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경제 공동체가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도 제24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대회 운영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인천광역시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다시 열리는 이번 대회는 한상경제권의 내실을 다지고, 세계 한인 경제인과 국내 산업 간 시너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