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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1,000포인트 급락…연준 불확실성과 무역 우려 겹쳤다
2025년 4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급격히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00포인트 이상 빠지며 2.8% 하락했고, S&P500은 2.9%, 나스닥 종합지수는 3.2% 떨어졌다. 단일한 원인이라기보다, 복합적인 불확실성이 시장을 짓눌렀다는 분석이다.
가장 먼저 시장을 뒤흔든 건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 압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제롬 파월 의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연준의 금리정책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그는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 이 패배자가 금리를 지금 즉시 인하하지 않는다면 경제는 둔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은 이미 일곱 차례나 금리를 인하했다. 파월은 항상 타이밍을 놓친다. 다만 선거 기간엔 예외였다. 그때는 졸린 조 바이든(Sleepy Joe Biden), 그리고 이후 카멀라를 돕기 위해 금리를 낮췄다. 그 결과가 어땠는가?”라며 정치적 편향성까지 언급했다.
시장은 이를 연준의 독립성 훼손 시도로 받아들이며 즉각 반응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도노반은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핵심 기반”이라며 “이 신뢰는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이지만, 정치적 개입은 단 하루 만에도 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에 대한 불신이 미국 자산 전반의 매도로 이어졌고, 그 여파로 달러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Saxo의 수석 전략가 차루 차나나는 “연준 독립성에 대한 의문이 고조되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무역 정책 불확실성, 실물경제 우려로 이어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재강화 발언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특히 자동차 산업 등 공급망 중심 산업에 대한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무역전쟁 재점화에 대한 경계감이 증시에 반영됐다.
낸시 라자르 파이퍼 샌들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관세 정책은 기업 수익성을 훼손하고, 소비자 물가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중 부담이 지속된다면 기업 투자는 물론 소비 심리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CA리서치의 마르코 파픽 전략가는 “보복 관세 체제가 유지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혼란은 피할 수 없다”며 “결국 시장이 감내할 수 없는 비용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 성장 둔화 신호…기업 실적도 충격
미국 경제에 대한 광범위한 불안도 증시 하락의 한 축을 형성했다. 시카고 연준의 오스턴 굴스비 총재는 “무역 긴장이 계속되면 미국 내 경제활동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구조적인 경기 위축 우려를 언급했다.
기업 실적도 일부 충격을 더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이 발표 직후 주가는 22.4% 급락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경기 방어적 성격이 부각되며 3.2% 상승해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테슬라는 모델Y 출시 지연 소식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 강해져…금값 3,420달러 돌파
시장의 불안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렸다.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3,42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달러 신뢰도 하락과 함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반사적 반응으로 해석된다.
CBOE 변동성지수(VIX)는 급등하며 시장의 공포지수가 높아졌고, 일부 기관은 연준이 시장 안정을 위해 조기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반등 여지를 언급한다. 현재 17개 주요 증권사의 평균 S&P500 연말 목표치는 6,500포인트로, 현 수준 대비 약 15%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그러나 무역 정책과 정치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이 목표치는 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크리스토퍼 하비 웰스파고 전략가는 “S&P500이 5,000선 아래로 떨어질 경우 연준의 정책 전환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변동성 종목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현재의 하락은 구조적 저점에 대한 재확인 과정일 뿐”이라며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번 급락은 단기적 변수보다는 구조적 리스크의 징후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많다.
금리, 무역, 정치 리스크가 얽힌 복합 위기 상황에서, 향후 연준의 대응과 백악관의 기조 변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장기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