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산불

뉴저지 ‘존스 로드 산불’ 사흘째… 방화 혐의 10대 체포, 20년 만의 최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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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주 남부 오션 카운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존스 로드 산불’ (Jones Road Wildfire)이 사흘째 계속되면서 1만 3천 에이커가 넘는 산림을 태웠다. 당국은 이번 산불이 지난 20년 동안 뉴저지 주에서 발생한 산불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화재 원인과 관련하여 19세 남성이 방화 혐의로 체포됐다.

뉴저지 산림 소방국(New Jersey Forest Fire Service)에 따르면, 24일 오전 현재 존스 로드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은 13,250 에이커(약 53.6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며 진화율은 약 50% 수준이다.

불은 22일 정오 직전 바네갓 타운십의 그린우드 산림 야생동물 관리 지역(Greenwood Forest Wildlife Management Area)에서 처음 시작되어 인근 레이시 타운십과 오션 타운십으로 빠르게 번져나갔다.

강풍 타고 급속 확산… 한때 주민 5천 명 대피령

Courtesy of NJDEP

불길은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하여 한때 1,000여 채 이상의 건물을 위협하고 약 5,000명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2만 5천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겪었다. 또한 주요 도로인 가든 스테이트 파크웨이(Garden State Parkway) 일부 구간과 532번 국도 등이 통제되기도 했다.

다행히 23일 밤까지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대피령은 23일 수요일 해제되어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레이시 타운십 산업 지역에 위치한 ‘리버티 개러지 도어 & 어닝’이라는 업체가 전소되는 등 일부 건물과 차량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헬리콥터를 동원한 공중 진화 작업과 지상 진화 작업을 병행하며 불길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존 세실 뉴저지 환경보호부(DEP) 공원·산림·역사 유적 담당 차관보는 “헬리콥터를 이용한 물 투하 작업은 오늘 저녁 해가 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대원 약 100명이 현장에서 연기 제거 및 잔불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가든 스테이트 파크웨이 주변 연기를 제거하여 출퇴근길 운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빌 도넬리 뉴저지 산림 소방국장은 “현재 날씨를 고려할 때 – 습도는 낮고 바람이 불며 기온은 높다 – 특히 저지대에서는 비가 오기 전까지 불이 계속 탈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보에 따르면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까지 비 소식이 있는데, 예보대로라면 주말까지는 불길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19세 남성, 방화 혐의로 체포… “모닥불 방치”

Courtesy of NJDEP

한편, 오션 카운티 검찰은 24일 오전, 이번 산불과 관련하여 와어타운(Waretown) 거주자인 19세 조셉 클링(Joseph Kling)을 가중 방화 및 방화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클링이 지난 22일 화재 발생 지역에서 나무 팔레트에 불을 붙인 뒤,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을 떠나 대형 산불을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래들리 빌하이머 오션 카운티 검사장은 성명을 통해 “수사관들이 화재 원인을 ‘부적절하게 꺼진 모닥불로 인한 방화’로 결론 내린 후 클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클링은 오션 타운십 경찰 본부에서 체포되어 오션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되었으며 구금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2007년 이후 최대 규모… 역대 18위 기록

숀 라투렛 뉴저지 환경보호부 커미셔너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존스 로드 산불은 뉴저지에서 지난 20년 동안 발생한 산불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07년 5월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워렌 그로브 산불(Warren Grove Wildfire)이 17,000 에이커(약 68.8 제곱킬로미터)를 태운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13,250 에이커가 소실된 존스 로드 산불은 뉴저지 주 역사상 18번째로 큰 산불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는 1943년, 1963년, 1999년에 각각 11,000~12,000 에이커를 태웠던 다른 주요 산불들의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만약 앞으로 피해 면적이 더 늘어난다면 순위는 더 올라갈 수 있다.

뉴저지 역사상 가장 큰 산불은 1963년 4월 말 발생한 소위 ‘검은 토요일(Black Saturday)’ 산불 중 하나로, 단일 화재로 69,077 에이커를 태웠다. 당시 총 37건의 동시다발적 산불로 18만 3천 에이커 이상이 소실되었고, 7명이 사망하고 400여 채의 건물이 파괴되는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뉴저지 주요 역대 산불 기록 (면적 기준)

Courtesy of NJDEP
순위발생
연도
피해 면적
(에이커)
주요 지역비고
1196369,077벌링턴 카운티 펨버튼 타운십 ~ 오션 카운티 레이시/스태포드/바네갓/리틀 에그 하버‘검은 토요일’ 산불 중 최대 규모
2193060,787애틀랜틱 카운티 해먼튼 ~ 오션 카운티 배스 리버 주립 산림
3196331,425애틀랜틱 카운티 파이니 할로우 보존 지역 ~ 갤러웨이 타운십‘검은 토요일’ 산불
4193623,845오션 카운티 바네갓 ~ 벌링턴 카운티 배스 리버 ~ 오션 카운티 스태포드/이글스우드
142022약 15,000벌링턴/애틀랜틱 카운티 와튼 주립 산림 (파인 배런스)멀리카 강 산불, 캠프파이어 추정
17196313,732애틀랜틱 카운티 해밀턴 타운십 ~ 플레전트빌/스컬빌‘검은 토요일’ 산불
18202513,500+오션 카운티 바네갓/레이시/오션 타운십존스 로드 산불 (진행 중)
19196312,883애틀랜틱 카운티 멀리카 타운십‘검은 토요일’ 산불
20194312,526벌링턴 카운티 펜 주립 산림
출처: 뉴저지 환경보호부(DEP) 기록 및 뉴스 보도 종합

이례적인 가을·겨울 산불… 가뭄·고온 현상 심화

Courtesy of NJDEP

이번 존스 로드 산불은 최근 몇 년간 미국 동북부 지역에서 산불 발생 빈도와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발생했다. 특히 2024년 가을은 뉴저지를 포함한 동북부 지역에 이례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위험이 크게 높아졌었다.

뉴저지 일부 지역에서는 토양 건조 지수(Keetch-Byram Drought Index)가 최대치인 800에 근접하는 748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주 정부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가뭄 경보를 발령했다. 뉴욕시 역시 22년 만에 처음으로 가뭄 주의보를 내렸다.

이러한 건조한 조건은 2024년 11월 뉴욕과 뉴저지 경계 지역에서 발생한 5,300 에이커 규모의 제닝스 크릭 산불(Jennings Creek fire)을 포함하여 다수의 산불로 이어졌다. 당시 뉴욕시 소방국은 역사상 처음으로 산불 전담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기온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가 토양과 식생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어 산불이 발생하고 확산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5년 들어 뉴저지에서는 예년보다 훨씬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빌 도넬리 산림 소방국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뉴저지에서는 총 662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16,500 에이커 이상을 태웠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310건의 산불로 315 에이커가 소실된 것과 비교하면 발생 건수는 2배 이상, 피해 면적은 50배 이상 급증한 수치이다.

‘불에 강한 생태계’… 개발과 함께 위험 증가

Courtesy of NJDEP

이번 산불이 발생한 오션 카운티 남부는 광활한 ‘파인 배런스(Pine Barrens)’ 생태계의 일부이다. 약 110만 에이커에 달하는 이 지역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주를 이루며, 독특한 식생은 수천 년 동안 주기적인 산불에 적응하며 형성되었다.

과거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사냥 환경 개선 등을 위해 의도적으로 불을 놓았으며, 이는 소나무 우점 환경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도 있다. 1683년 뉴저지 식민 정부는 토지 개간을 위한 불 사용을 규제하는 첫 법률을 제정했지만, 본격적인 산불 통제 시스템은 1900년대 초반에야 마련되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주택 개발과 은퇴자 커뮤니티 건설 등이 활발해지면서 파인 배런스 지역의 인구 밀도가 높아졌고, 이는 산불 발생 시 인명 및 재산 피해 위험을 크게 증가시켰다.

특히 파인 배런스의 식생은 미국 내에서도 화재 위험이 매우 높은 연료 유형 중 하나로 간주되어, 개발 확대는 잠재적인 재앙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1963년 ‘검은 토요일’의 비극은 이러한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이다. 당시 지역은 지금보다 훨씬 덜 개발된 상태였음에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주 비상사태 선포… 완전 진화까지 시간 걸릴 듯

Courtesy of NJDEP

타헤샤 웨이 뉴저지 부지사(필 머피 주지사 해외 순방 중 주지사 대행)는 이번 산불의 급격한 확산과 피해 상황을 고려하여 23일 오전 7시부로 오션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웨이 부지사는 “현시점에서 인명 손실이나 주택 피해는 없다”고 확인하면서 주민들에게 당국의 발표를 주시하고 안전 수칙을 따를 것을 당부했다.

뉴저지 산림 소방국을 중심으로 소방 당국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여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건조한 날씨와 바람 등 기상 조건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트레버 레이너 산림 소방국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의 계획은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도로를 재개통하며, 연기를 줄이는 것”이라며 “진화 및 순찰 활동을 통해 이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기 위해서는 흠뻑 젖을 정도의 비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주말에 예보된 비가 실제 충분한 양으로 내릴 경우 진화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전까지는 추가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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