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전면 충돌로 치닫다 – 핵 시설 타격과 미사일 보복… 중동 긴장 최고조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이 13일 새벽,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군사 지도부를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면서 시작된 이번 충돌은 이란의 즉각적인 미사일 보복으로 이어지며 중동 전역의 안보를 흔들고 있다. 국제사회는 사태의 확산을 우려하며, 양측에 외교적 해법을 촉구하고 있다.

“라이징 라이온 작전”… 이스라엘, 이란 핵심시설 정밀 타격

이스라엘은 ‘라이징 라이온(Operation Rising Lion)’이라는 이름의 작전을 통해, 이란 내 우라늄 농축시설과 미사일 기지, 군사 연구소 및 혁명수비대 지휘부에 정밀 타격을 가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수백 대의 전투기와 무인기를 동원해 이란 중부 나탄즈(Natanz), 포르도(Fordo) 등 핵심 시설을 공격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의 핵무장 능력은 우리 국가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번 작전은 그 위협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도 긴급 연설에서 “핵 능력을 방치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없다”며 작전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상당히 후퇴시킨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핵 시설의 완전한 제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디나 에스판디아리 연구원은 “미국의 협조 없이 이란의 핵 역량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보복: “트루 프라미스 3” 작전 개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 직후, 이란은 ‘트루 프라미스 3(Operation True Promise 3)’라는 이름의 보복 작전을 시작했다. 이란은 텔아비브,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 미사일과 드론 200여 발을 발사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이번 보복은 혁명수비대 사령관들과 핵 과학자의 죽음에 대한 정당한 응징”이라며, 추가 타격도 예고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아이언돔 방어 시스템이 대부분 요격에 성공했지만, 일부 미사일이 도시 지역에 낙하해 최소 22명이 부상을 입고 다수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의 행위는 사실상 전쟁 선포이며, 우리는 이에 걸맞는 대응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국제사회, 사태 확산에 촉각… 외교 복귀 촉구

충돌이 확산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이번 사태가 중동의 안보와 국제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모든 당사자는 즉각 무력 충돌을 중단하고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의 페니 웡 외무장관도 “지역 불안을 넘어 국제적 파장을 초래할 수 있는 사태”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작전이 이스라엘의 단독 결정임을 명확히 하면서도, 중동 내 미군의 방어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들도 잇따라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적대 관계는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본격화됐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과 중동 내 영향력 확대를 최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왔으며, 2010년대 이후 여러 차례 이란의 핵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과 공습을 감행했다.

그러나 이번 ‘라이징 라이온’ 작전은 규모와 목표 면에서 기존과는 차원이 다르다. 핵심 군 지도부와 과학자를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이란 역시 군사적 수위를 높이며 대응하고 있어, 갈등의 양상이 급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단기적 국지전에 그치지 않고, 레바논 헤즈볼라나 예멘 후티 등 이란과 연계된 무장세력의 참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RAND)의 중동 전략 분석가 조슈아 렌즈는 “이란이 직접적 군사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충돌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또한 군사작전을 확대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핵시설과 군 지도부의 제거가 단기간 내 완성되기 어려운 만큼,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고강도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이번 충돌은 중동의 기존 질서를 크게 흔드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양국 모두 외교 대신 무력 충돌을 선택한 가운데, 국제사회는 더 이상 방관자일 수 없다. 이제 선택은 명확하다. 파국으로 치닫는 길을 멈추고, 대화를 재개할 것인가. 혹은, 새로운 전면전의 문턱을 넘어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