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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태국 강진, 대규모 피해와 국제적 지원 요청
3월 28일 낮 12시 50분(현지시각), 미얀마 사가잉 지역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가 10km로 얕아 지표면 충격이 컸으며, 직후 규모 6.4의 여진이 이어졌다. 진앙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태국 방콕까지 흔들림이 전해지며 동남아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진앙지 인근 미얀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사망자는 144명, 부상자는 732명에 달한다. 특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는 90년 된 다리가 무너지고, 만달레이 왕궁을 포함한 역사적 건축물들이 크게 파손됐다. 만달레이-양곤 간 고속도로 역시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며 주요 교통망이 마비됐다.
수도 네피도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일부 건물의 천장이 무너지며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고, 곳곳에서 통신 장애가 보고됐다. 미얀마 군부는 피해가 집중된 6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 사회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요청했다.
진앙지에서 1,000km 이상 떨어진 태국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방콕 시내 짜뚜짝 시장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30층 고층 건물이 무너지며 최소 3명이 숨지고, 90명이 실종됐다. 방콕 전역에서는 지진 당시 고층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고,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대피했다.
지진 여파로 방콕 지하철과 경전철은 한때 운행이 중단됐고, 태국 증권거래소는 안전 점검을 이유로 모든 거래를 잠정 중단했다. 태국 정부는 수도 방콕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패통탄 친나왓 총리가 긴급 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강진의 원인으로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지점인 사가잉 단층을 지목하고 있다. 미얀마를 종단하는 이 단층은 과거에도 수차례 강진을 일으킨 바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930년부터 1956년 사이에만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이 지역에서 최소 6차례 발생했다.
지질학자들은 이번 지진이 지역 구조적 특성과 지각 압력 누적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추가적인 여진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재난 발생 직후, 유엔과 국제 적십자사 등 주요 구호 단체들이 현지 지원에 나섰다. 구호팀은 식량, 식수, 의약품 등 생필품을 피해 지역에 긴급 투입하고 있으며, 이재민을 위한 임시 거처 마련도 진행 중이다.
한국 정부 역시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는 주미얀마·주태국 대사관을 통해 교민 안전을 확인하고 있으며, 상황 악화에 대비해 대피 계획과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한국인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지진은 동남아 지역이 자연재해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미얀마는 정치적 혼란과 군사정권 통제 속에서 재난 대응 역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태국 역시 수도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며 도시 인프라의 한계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