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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립대 총격 참사…총성으로 무너진 평범한 오후
정오 무렵, 캠퍼스가 갑자기 아수라장이 됐다. 4월 17일,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에 위치한 플로리다주립대 학생회관 인근에서 총격이 벌어지며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범인은 이 학교에 재학 중이던 20세 학생 피닉스 아이크너로, 사건 직후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제압됐다.
총성이 울린 건 대낮이었다. 학생회관 주변은 점심시간을 맞아 북적였다. 갑작스레 터진 총성에 학생들과 교직원, 방문객들까지 혼비백산했다. 일부는 교실이나 화장실, 엘리베이터에 몸을 숨겼고, 몇몇은 맨발로 건물을 빠져나갔다. “도망치면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학생의 말은 당시의 공포를 그대로 전한다.
아이크너는 어머니의 개인 권총으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그의 어머니는 리언 카운티 보안관실 부관으로, 경찰 훈련과 청소년 자문위원회 활동 경력도 있는 인물이다. 범행 당시 산탄총도 함께 소지하고 있었지만, 실제 사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서 숨진 2명은 모두 성인 남성으로, 학생 신분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6명 중 5명은 총상을 입었고, 1명은 탈출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현재 모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피닉스 아이크너는 경찰 총에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중상을 입은 채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는 변호사 선임 전까지 진술을 거부 중이다.
총격 직후 FSU는 전면적인 봉쇄 조치를 내렸다. 비상경보가 울리고, 수업은 즉시 취소됐다. 캠퍼스 내 9개 건물이 범죄 현장으로 지정되면서 출입이 통제됐다. 예정된 체육 행사도 모두 중단됐다. 학교 측은 트라우마 상담과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긴급 가동했다.
리처드 맥컬러프 총장은 “깊은 충격 속에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이크너는 과거 ‘크리스천 거너 에릭슨’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극우 성향 발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원으로 등록되어 있었으며, 백인우월주의적 성향을 드러낸 적도 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이런 배경은 이번 범행의 동기를 둘러싼 수사에 복잡성을 더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아이크너의 정신건강 상태, 정치 성향, 사회적 관계 등 다각적인 경로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가장 큰 충격은, 이 총기가 합법적으로 소유된 것이었다는 점이다. 아이크너는 어머니의 권총을 사용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대학 총기 사건 중 상당수가 가족의 총기를 통해 발생한다”며 총기 보관 안전장치 강화와 ‘레드 플래그’ 법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플로리다주는 캠퍼스 내 총기 소지를 금지하고 있지만, 실질적 제어는 어렵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깊은 애도를 표하며 모든 자원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끔찍한 일”이라며 유감을 표시했지만, 총기 규제 강화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총기 소유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맘스 디맨드 액션’, ‘스튜던츠 디맨드 액션’ 등 총기 규제 단체들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비극”이라며 강력한 법 제정을 촉구했다. “더는 교실이 전쟁터가 되어선 안 된다”는 외침이 퍼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에도 FSU 도서관에서 총격이 발생해 3명이 다친 바 있다. 전국적으로 대학 캠퍼스에서의 총격 사건은 점점 늘고 있으며, 2025년 들어서만 미국 전역에서 80건이 넘는 대규모 총격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또 한번 미국 대학사회는 물론, 전 사회가 안고 있는 총기 문제와 정신건강, 그리고 제도적 허점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총기 규제와 정신건강 지원, 그리고 교육기관의 보안 강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며 “이런 비극은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총성은 멈췄지만, 플로리다주립대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미국 사회 전체는 여전히, 그 총성이 남긴 질문 앞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