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5000억 달러 투자로 ‘AI 슈퍼컴퓨터 미국 생산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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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아가 향후 4년간 최대 5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에서 인공지능(AI) 칩과 슈퍼컴퓨터를 전면 생산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반도체 제조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을 찍었다. 이 대규모 투자는 대만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강화하는 한편, 급증하는 AI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고 미국의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AI 반도체 분야의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미국 본토에서 AI 칩과 슈퍼컴퓨터를 직접 생산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엔비디아는 앞으로 4년간 5000억 달러(약 680조 원)를 투입해 AI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애리조나와 텍사스에 100만 평방피트(약 9만 3천㎡)가 넘는 제조 공간을 확보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Blackwell)’을 비롯해 AI 슈퍼컴퓨터 시스템 전 과정을 미국 내에서 완결하는 것이다. 이는 엔비디아가 AI 슈퍼컴퓨터를 자국에서 처음으로 전량 생산하는 사례로,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의 심장부를 미국에 둔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협력해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에 건설 중인 최첨단 반도체 공장에서 블랙웰 칩 생산을 이미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 산업 강화 정책의 핵심 시설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칩 생산뿐만 아니라 패키징과 테스트 공정도 애리조나에서 이뤄진다. 엔비디아는 이를 위해 앰코 테크놀로지(Amkor Technology) 및 SPIL 등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앰코는 2023년 12월 애리조나에 2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패키징 공장 건설을 발표한 바 있다.

애리조나에서 생산된 칩을 활용해 AI 슈퍼컴퓨터를 제조·조립하는 공장은 텍사스에 들어선다. 엔비디아는 텍사스 휴스턴과 댈러스 인근 북텍사스 지역에 두 개의 대규모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첫 번째 공장은 휴스턴에 세워지며, 이들 공장은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센터 ‘AI 팩토리’의 핵심 엔진 역할을 하게 된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생산 업체인 폭스콘(Foxconn) 등과 협력해 텍사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텍사스의 숙련된 인력과 기술 인프라가 엔비디아 성공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엔비디아의 이번 결정은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와 공급망 안정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담고 있다.

  • 첫째, 대만 의존도를 줄이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현재 엔비디아를 포함한 많은 첨단 반도체 기업들이 TSMC 같은 대만 업체에 생산을 의존하고 있으나, 미중 갈등과 대만 해협의 긴장 고조는 안정적인 공급망에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 내 생산은 이를 분산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 둘째,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정책을 대비하는 차원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생산 반도체에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어, 엔비디아의 국내 생산 강화는 관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공급망 회복력 강화(hardening supply chain resilience)”를 미국 투자 이유 중 하나로 명시했다.
  • 셋째, AI 인프라 수요 폭증에 대비하려는 목적도 크다.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막대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해지면서, 엔비디아 GPU와 AI 슈퍼컴퓨터에 대한 수요는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다. 2024 회계연도 엔비디아 매출은 1305억 달러, 순이익은 728억 8000만 달러로 매출 대비 55.8%의 이익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엔비디아는 이번 투자를 통해 향후 수십만 개의 직간접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첨단 제조 기술의 내재화와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은 미국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엔비디아의 움직임은 다른 글로벌 반도체 및 IT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인텔,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따라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이며, 엔비디아의 합류는 리쇼어링(reshoring)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숙련 인력 부족, 높은 생산비용, 복잡한 환경 규제 등은 여전히 미국 반도체 제조의 고질적인 어려움으로 남아 있다. 특히 TSMC 애리조나 공장은 건설 지연과 비용 초과 문제를 겪은 바 있어, 엔비디아 프로젝트 역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한, 5000억 달러라는 막대한 투자 계획이 실제로 계획대로 집행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엔비디아는 이 금액이 파트너사와 함께 향후 4년간 구축할 미국 내 AI 인프라 전체 가치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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