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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42년 만의 철도 파업 ‘교통 마비’…35만 통근객 출근길 대혼란
미국 뉴저지 주의 핵심 대중교통망인 뉴저지 트랜짓(NJ Transit)의 열차 기관사들이 16일 0시 1분(현지시간)을 기해 전면 파업에 돌입, 뉴욕과 뉴저지를 잇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붐비는 통근 열차 노선 운행이 42년 만에 완전히 멈춰 섰다.
기관사 노조와 뉴저지 트랜짓 간 임금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시작된 이번 파업으로 인해 하루 35만 명에서 많게는 50만 명에 달하는 통근객들의 발이 묶여 뉴욕 대도시권 전반에 걸쳐 극심한 교통 혼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파업의 불씨, 5년간 묵은 임금 갈등
이번 파업의 핵심 원인은 뉴저지 트랜짓 소속 기관사들을 대표하는 전미기관사열차기사노조(Brotherhood of Locomotive Engineers and Trainmen, BLET)와 사측 간의 해묵은 임금 갈등이다. BLET는 소속 기관사들의 연평균 임금이 11만 3천 달러 수준이라며, 이를 롱아일랜드레일로드(LIRR) 등 인근 다른 통근열차 기관사들과 비슷한 연 17만 달러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해왔다.
노조 측은 지난 5년간 임금 인상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며, 생활비 상승 등을 고려한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임금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반면, 뉴저지 트랜짓 측은 기관사들의 평균 총 보상액이 이미 연 13만 5천 달러에 달하며, 노조의 요구는 과도하여 재정 파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 역시 “주 정부는 공사의 재정 파탄을 막으면서도 인근 뉴욕주 기관사와 사실상 같은 수준의 임금안을 제시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2025년 5월 16일 뉴저지 트랜짓(NJ Transit) 기관사들의 전면 파업 돌입을 알리는 전미기관사열차기사노조(BLET)의 공식 발표문이다.
임금 인상 합의 불발, 경영진 협상장 이탈로 파업 강행
뉴어크 — 오늘 15시간에 걸친 연속적인 계약 협상 끝에도, 전미기관사열차기사노조(BLET)와 뉴저지 트랜짓(NJ Transit) 경영진 간에 임금 인상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NJ 트랜짓 경영진은 오후 10시 직전에 협상장에서 퇴장했으며, 이러한 그들의 행동으로 인해 교통 당국이 임금 인상 재원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업이 강제됐다. 연중무휴로 운행되던 열차는 멈춰 설 예정이다.
철도노동법(Railway Labor Act)의 규정과 앞서 공지된 파업 시한인 5월 16일(금) 0시 1분에 따라, NJ 트랜짓 소속 기관사와 훈련생 450명은 금요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피켓 시위는 금요일 오전 4시부터 교통망 전역에서 시작된다. 주요 시위 장소는 다음과 같다:
- 뉴어크 NJ 트랜짓 본사(게이트웨이 센터 2),
- 뉴욕시 펜역(8번 애비뉴와 33번가 입구),
- 애틀랜틱시티 철도 터미널
NJ 트랜짓 소속 BLET 조합원들은 2019년부터 새로운 계약 체결을 요구해왔으며, 지난 5년간 단 한 번의 임금 인상도 받지 못한 상태다. 2023년 8월, 지역 노조원들은 전원 찬성으로 BLET 전국위원장에게 합법적으로 파업이 가능해졌을 때 파업을 개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바 있다.
BLET 전국위원장 마크 월러스는 “NJ 트랜짓 소속 조합원들은 전국 노조뿐만 아니라 팀스터(Teamsters)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NJ 트랜짓은 호화로운 새 본사 건물에는 5억 달러, 그 불필요한 건물 내부 장식에는 5천3백만 달러를 쓰면서도, 일선 근로자에게는 줄 돈이 없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운임 무료 이벤트로 2천만 달러의 수익을 스스로 포기하기도 했다. 펜트하우스 전망과 전시용 사업엔 돈을 쓰면서, 현장 노동자들에겐 외면하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우리 조합원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을 때까지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현재 NJ 트랜짓 기관사들은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하는 다른 여객철도 기관사들보다 시간당 최소 10달러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42년 만의 멈춤, 뉴욕행 길목은 아수라장
이번 파업으로 뉴저지 트랜짓이 운영하는 모든 철도 노선과 메트로-노스 철도의 일부 노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파업 첫날 새벽부터 주요 역에는 운행 중단 안내문이 붙었고, 대체 수단으로 버스, 암트랙, 페리를 이용해야 하는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암트랙 요금은 최대 6배까지 상승했고, 대체 버스는 전체 수요의 20%만 수용 가능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파업은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은 콘서트 관람객에게도 큰 불편을 초래했다. 샤키라 콘서트 특별 열차는 취소되었고, 관람객은 요금 인상과 대기 시간이 긴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필 머피 주지사는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연방 차원의 개입은 통근 열차 파업이라는 점에서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1983년의 마지막 철도 파업은 한 달 이상 지속되었고, 이번에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의 재택근무 권고 등 비상대응이 시작되었지만, 광범위한 경제적 여파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