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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골든 돔’으로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 체계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0일, 약 1750억 달러(약 240조 원)에 달하는 국가 미사일 방어 시스템 ‘골든 돔(Golden Dome)’ 구축 계획을 공식 발표하며 글로벌 안보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발표 자리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미 우주군 마이클 게틀린 작전차장이 배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게틀린 장군을 프로젝트 책임자로 임명했다.
그는 이 시스템이 자신의 임기 말인 2029년 이전에 완전히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일단 완성되면 골든 돔은 지구 반대편 혹은 궤도에서 발사된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골든 돔’이라는 명칭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금색과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에서 착안한 것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 위협을 정면으로 겨냥한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에서 ‘미국판 아이언 돔’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으며, 이번 발표는 해당 약속의 구체적인 이행 단계로 해석된다. 초도 예산으로는 약 250억 달러가 책정될 예정이며, 미 국방부는 이미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왔고, 고급 옵션(high-tier)이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 돔은 발사 전 단계부터 최종 하강 단계에 이르기까지 네 단계에서 미사일 요격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며, 위성 네트워크, 고성능 센서, 지상 및 우주 배치 요격체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통합 방어 시스템이다. 이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의 전략방위구상(SDI)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면서도, 기술적으로 더 진보된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방산 업계는 즉각 반응하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골든 돔을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견되는 대규모 국가 과제로 규정하며 참여 의지를 밝혔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역시 위성망 구축 후보로 떠오르며, ‘커스터디 레이어(custody layer)’ 설계 작업에만 최대 1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머스크의 참여에 대한 조사 요구가 이어지면서 정치적 논란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 반응 엇갈려… 중·러 경계, 군축 협상 재개 시사도
골든 돔 발표 이후 국제사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며, 향후 안보 균형의 변화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의 주권 사항”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발표가 핵 군축 협상 재개를 자극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 간에 존재했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제한 조약과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의 붕괴를 지적하며, 전략적 안정성 회복을 위한 새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통화 이후 나온 발언으로, 이전보다 완화된 태도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중국은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 원칙을 위반하고 전략 균형을 훼손하고 있다”며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골든 돔이 “공격적 성격을 띠며, 우주를 전쟁터로 만들고 국제 군비 경쟁을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절대적 안보를 추구함으로써 글로벌 안보에 오히려 해를 끼친다고 비판했다. 이와 달리 캐나다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실무 협의는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참여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골든 돔은 단순한 방어 시스템을 넘어선 국제 정치의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의 우주 군사화 시도가 실제로 전개될 경우, 기존 핵 억지력 체계와 군축 협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략무기 개발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주요 국가들의 입장 변화가 향후 외교 지형을 좌우할 가능성도 있다.
실현 가능성과 경제성, 여전히 검토 대상… 장기적 파급효과 주목
골든 돔은 미국 방어 전략의 중대한 진전을 목표로 하지만, 그만큼 규모와 기술적 난이도 면에서 다층적인 검토가 필요한 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비용을 1750억 달러로 제시했으나, 미 의회예산국(CBO)은 유사한 우주 기반 시스템의 구축 및 20년간 운영에 필요한 재원이 최대 831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같은 추정치는 예산 배분과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신중한 논의를 요구한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과제가 적지 않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이 비교적 짧은 거리의 위협에 대응하는 반면, 골든 돔은 미국 본토 전역과 극초음속 미사일 등 첨단 위협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을 방어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우주 공간에 센서와 요격기를 대규모로 배치하고 이를 지상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통합 운영하는 기술은 고도의 정밀성과 안정성을 전제로 한다.
일부 국방 전문가는 이 시스템이 일정 수준 실현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나, 동시에 역내 및 글로벌 군사 균형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골든 돔이 새로운 방어 체계를 제공하는 동시에, 잠재적으로는 이에 대응하려는 무기 개발을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사업자 선정의 절차적 투명성을 문제 삼아 조사를 요구하고 있으며, 앵거스 킹 상원의원은 청문회에서 골든 돔의 실질적 작동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시스템”이라고 강하게 방어했지만, 일각에서는 기술과 예산의 균형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미국이 전략방위구상(SDI)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가장 포괄적인 우주 기반 방어 체계라는 점에서, 골든 돔은 국제 안보 구도에 적잖은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과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이 잇따라 효력을 상실한 이후, 글로벌 방어 전략의 재편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골든 돔이 향후 미사일 방어 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주요 사례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