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전격 공습… 중동 전면전 현실화 우려 고조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렬히 전개되며 중동 지역에 전면전 발발 우려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이란 핵심 시설에 대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이후, 양국은 연일 공습과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으며 군사적 긴장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공습은 단일 작전 기준으로는 전례가 없는 규모였다. 이스라엘 공군기 약 200대가 투입되어, 330여 개의 정밀 유도 폭탄으로 이란 전역 100여 개의 전략 목표를 타격했다. 나탄즈와 포르도, 이스파한 등 우라늄 농축 및 핵 연구 시설이 주요 공격 대상이었고, 핵 개발을 이끌어온 과학자들과 군 고위 지휘관 다수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번 작전이 이란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수개월 지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 핵 전문가들은 “핵 프로그램의 전면 붕괴에는 이르지 않았다”며, 여전히 이란의 핵개발 역량이 상당 부분 유지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이란의 보복과 확전의 악순환

이스라엘의 기습에 이란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면 보복을 선언했고, 이어 수백 기의 드론과 미사일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됐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이란이 텔아비브 북부의 군사정보시설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으며, 이란 국영 언론은 “정확히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양국 간의 충돌은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17일 또 한 차례 대규모 공습을 단행해 이란 서부의 미사일 기지를 타격했으며, 양국은 민간인 대피령까지 발령한 상태다. 현재까지 이란에서는 220명 이상이 사망하고 1,000명 넘게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고, 이스라엘 역시 24명의 사망자와 8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자 전쟁에서 전면전으로

이스라엘과 이란은 그간 시리아 등을 무대로 한 대리전, 사이버 공격, 고위 인사의 암살 등을 통해 간접 충돌을 이어왔으나, 2024년 10월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의 방공 시스템을 공개 타격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후 2025년 4월과 6월 잇따른 공격이 이어졌고, 이제는 사실상 ‘전면전’의 문턱에 다다른 형국이다.

양국 간 분쟁의 흐름은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 6월 13일: 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100여 곳 기습 공습
• 6월 14일: 이란, “보복 불가피” 성명 발표
• 6월 15일: 국제유가 급등, 해상 운임도 동반 상승
• 6월 16일: 양국 미사일 공격 교환, G7 긴급 공동성명
• 6월 17일: 이란, 텔아비브 미사일 공격… 이스라엘 추가 공습
• 6월 18~19일: 분쟁 지속… 국제 중재 노력 성과 미미

미국의 입장: 트럼프, ‘무조건 항복’ 압박

사태의 향방에 결정적 변수로 떠오른 것은 미국의 대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천명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했다. 그는 “무언가 준비 중”이라며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이스라엘의 작전이 미국의 묵인 하에 이뤄졌다는 관측을 보도했고, 이에 대해 이란은 “미국이 직접 개입할 경우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의 유엔 대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선택이 중동 전역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숙명의 적’이 된 배경

이란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한때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전까지만 해도 양국은 군사 및 정보 협력에 기반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당시 이란 팔라비 왕정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국으로, 중동 내 친서방 세력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슬람혁명 이후 상황은 급격히 반전된다.

이란에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끄는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 정권이 들어서며, 이스라엘은 “불법 점령국”이자 “이슬람의 적”으로 규정됐다. 특히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는 갈등의 중심이 됐다. 이란은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반이스라엘 무장 세력을 공개 지원하며 ‘반시온주의’를 외교적 기조로 내세웠고, 이스라엘은 이를 중대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 왔다.

2000년대 들어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이 본격화되면서 양국 간 대립은 더욱 심화된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자국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인식 아래, 외교적·정보전 차원의 차단 작전을 전개해 왔다. 이란 핵 과학자 암살, 사이버 공격, 무기 수송차량 폭격 등이 이어지며, ‘그림자 전쟁’이 본격화됐다.

이스라엘은 2020년대 초까지 이란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며 제한적 수단을 통해 핵 확산을 저지하는 전략을 유지했다. 반면 이란은 핵합의(JCPOA) 붕괴 이후 우라늄 농축을 다시 가속화했고, 지역 내 반이스라엘 세력을 통한 영향력 확대에도 나섰다.

결국 양측은 ‘붕괴된 억지력’이라는 고리를 끊지 못하고 군사 충돌로 비화하게 된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넣기 직전”이라는 판단 하에 사상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감행했고, 이란은 이를 주권 침해와 전면전 도발로 간주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처럼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종교적 이념, 지정학적 패권, 역사적 복수심이 복잡하게 얽힌 ‘다층적 충돌’로 평가된다. 오늘의 전면적 무력 충돌은 오랜 불신과 상호 공포의 축적이 결국 폭발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세계 경제 충격… 불안감 증폭

이번 충돌은 글로벌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가 급등과 함께 세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 운송에도 큰 차질이 발생했다. 공급망 불안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며, 각국 경제 정책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핵시설 공습으로 인한 방사능 누출 가능성과 화학물질 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인도주의 및 환경 재앙의 우려로까지 번지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의 존립을 건 싸움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장을 완전히 저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이란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거 양측이 유지해온 묵시적 교전 규칙은 완전히 붕괴됐으며, 이 충돌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세계는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