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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이란 작전 참여 거부”로 날아온 청구서
트루스소셜 한 줄에 을지프리덤실드 흔들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6일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에게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근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아주 좋은 관계”였다.
그는 “이 훈련들은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도널드 J.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위협적이지 않고 예의를 갖춰온 나라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썼다. 그리고 한 문장을 덧붙였다.
“다소 무관하지만,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 비핵화에 동참하겠느냐고 물었더니 ‘노 땡큐!’라고 답하더군요.”
지시가 나온 것은 을지프리덤실드 개시를 24시간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다.
을지프리덤실드는 한미가 매년 여름 실시하는 지휘소 연습으로, 올해는 한국군 약 1만8000명이 참가하고 14건의 야외기동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훈련은 8월 17일 예정대로 시작됐지만, 미 국방부는 이 지시로 무엇이 어떻게 바뀌는지 공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튿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나타났다. 축소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방문이었다고 한국 언론은 전했다.
하루 뒤 백악관 집무실. 인명구조원 표창 행사 도중 질문이 한반도로 향하자 트럼프는 훨씬 직설적으로 말했다.
“우리는 그곳에 3만9000명의 병력을 두고 바로 옆 나라인 김정은으로부터 여러분을 지키고 있는데, 이란에서의 아주 손쉬운 군사 작전조차 돕지 않겠다는 겁니까? 이상한 일입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조금 도와주시겠느냐”고 물었고 “사양하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미군 감축 논의가 한반도에서 처음은 아니다. 1971년 리처드 닉슨 행정부는 닉슨 독트린에 따라 미 7사단 약 2만 명을 철수시켰고,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은 지상군 전면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카터의 계획은 북한군 전력이 과소평가돼 있었다는 정보 재평가가 나오면서 1979년 중단됐다. 한국 정부가 그 4년간 배운 교훈은 단순했다. 미국의 결정은 미국의 국내 정치 일정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2018년의 기억은 더 가깝다. 싱가포르 회담 직후 트럼프는 연합훈련을 “도발적”이라며 중단시켰고, 미 국방부와 서울 모두 허를 찔렸다. 그 뒤 북한은 계속 만들고 계속 쐈다.
2026년의 북한은 더 큰 무기고와, 러시아 전선에서 실전을 겪은 군대를 갖고 돌아왔다. 이번 훈련도 북한이 유엔 결의를 무시하고 탄도미사일 시험을 재개한 지 며칠 만에 시작됐다. 협상 지렛대는 한 번 쓸 때마다 짧아진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평가가 갈린다.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한국은 70년 넘게 탁월한 군사 역량을 갖춘 든든한 동맹이었다”며 “연합훈련 축소는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을 돕는 북한군 수천 명의 손을 자유롭게 해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상원 군사위원장 로저 위커 의원은 이미 지난 4월 서울 아산플래넘 연설에서 대북 억제 책임을 서울로 넘기는 국방부 전략을 “책임 방기”라고 규정했다.
반대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전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관 시드니 사일러는 “2018년에도 얻은 것이 많지 않았지만 잃은 것도 많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를 전례 없는 일로 보지 않았다.
케이토연구소의 에번 생키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은 좋았고 핵추진잠수함 건조 기술 이전에도 합의했다”며 “다만 주한미군 철수까지 간다면 그때는 장기적 손상을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측은 잭 리드 상원 군사위 간사를 중심으로 “독재자에게 아첨하려 훈련을 잘랐다”고 비판했다.
서울의 대응은 빨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긴급 국무회의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핵추진잠수함 확보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
동시에 “한국은 연합훈련으로 북한을 공격하거나 긴장을 높일 의도가 없다”며 훈련의 목적이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데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미국 보수 진영에서는 이번 사태를 하루아침의 우연으로 보지 않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4년 총선 유세에서 “중국에도 셰셰, 대만에도 셰셰”라며 “대만해협을 갖고 싸우든 말든 끼어들 필요 없다”고 말했다.
2025년 대선 국면에서도 같은 발언을 반복했고, 취임 후인 2026년 1월 NHK 인터뷰에서조차 대만 문제에 대해 “불필요한 깊은 개입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도 “우리가 왜 끼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아 논란을 낳았다.
이런 태도는 하나의 정치 성향에서 비롯된 우연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는 한미동맹과 한중관계 사이에서 등거리를 취하겠다는 ‘동북아 균형자론’을 내세웠고, 문재인 정부는 사드 추가 배치 중단·미국 미사일방어망 불참·한미일 군사동맹 반대를 사실상 중국에 약속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THAAD 3불정책’을 발표했다.
미국이 위기에 처한 동맹을 부를 때마다 등거리 외교로 답해온 진보 정권의 반복된 패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정도는 해도 되는 동맹”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게 보수 진영의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