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움직임…미국 공습에 이란 ‘정면충돌’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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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23일, 중동에서 다시 한 번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자, 이란 의회는 즉각 세계 에너지 운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안을 통과시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양국 간의 충돌이 실제 봉쇄와 확전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혼란은 피할 수 없는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사건은 현지시간 6월 22일 새벽,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시작됐다. ‘자정의 망치(Operation Midnight Hammer)’라는 작전명 아래, 이스파한·나탄즈·포르도 등 이란 핵심 시설 세 곳이 동시 타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을 “이란의 핵 위협에 대한 결정적인 조치”라며, “핵농축 역량을 파괴함으로써 세계 안보를 지켰다”고 밝혔다. 특히 포르도 지하 시설은 지상에서 80미터 이상 깊은 산악 지형에 구축돼 있었고, 이를 겨냥한 벙커버스터 폭탄 14발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습 직후 이란 의회는 곧장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안을 가결했다. 의회 차원의 결의지만, 해협 차단을 실행에 옮기려면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 이란 외교 당국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선택지는 무궁무진하다”는 발언으로 가능성을 열어뒀고, 최고지도자의 핵심 보좌관은 “미군과의 군사적 충돌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긴장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세계에서 거래되는 원유의 5분의 1과 LNG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이 협소한 호르무즈 해역을 통해 이동한다. 하루 평균 2천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와 천연가스가 페르시아만에서 오만만으로 빠져나가는 주요 통로로,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쿠웨이트·UAE 등 중동 산유국 수출량 대부분이 이곳을 의존한다. 항로는 폭 2마일로 물리적 봉쇄에 취약한 구조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해협을 차단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 최대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단기간 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기조를 흔들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은 자국 내 석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더라도, 글로벌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의존도가 특히 높다. 한국의 경우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가 이 경로를 통해 들어온다. 수입 단가가 급등하면 제조·물류·전력 등 전 산업계에 연쇄 파장이 예상되며, 에너지 수입국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는 비상대응팀을 꾸려 에너지 수급 시나리오를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제로 봉쇄할 경우, 미국의 군사적 대응은 불가피하다. 바레인에 주둔한 미 해군 제5함대는 해상 항로 보호를 명분으로 이미 병력을 이동 중이며, 사우디와 UAE 해군도 공동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의 봉쇄 시도를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하며,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입장에서도 해협 봉쇄는 양면적이다. 자국 석유 수출 통로이기도 한 이 지역을 스스로 차단할 경우, 이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특히 주요 원유 수입국인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에너지 고객으로, 봉쇄가 장기화되면 에너지 공급망 차질에 따른 외교적 압박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기보다는, 드론을 활용한 정찰 위협, 유조선 나포, 기뢰 투하 등 제한적인 도발을 통해 긴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도 이란은 이러한 방식으로 협상력을 확보해왔으며, 이번에도 내부 강경 여론을 달래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직접적인 군사 반응을 피하려 할 수 있다.

유엔은 긴급 안보리 회의를 소집해 양국 간 긴장 완화를 촉구할 계획이며, EU와 중립국들 역시 중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에 민감한 국가들은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이란을 자제시키려 하고 있다. 중국은 이란에 자제를 촉구하며, “국제 해상 항로의 안전을 위협하는 조치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결국 사태의 향방은 이란 최고지도자의 선택에 달렸다. 하메네이가 봉쇄를 승인한다면, 중동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모두 충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반면 봉쇄가 실행되지 않더라도, 이미 커진 리스크 프리미엄은 국제 유가와 에너지 가격에 장기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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