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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버 21, 결국 두 번째 파산보호 신청
한때 글로벌 패스트패션 시장을 주도했던 포에버 21이 6년 만에 두 번째 파산보호(voluntary chapter 11)을 신청했다. 한인 이민자 장도원·장진숙 부부가 작은 옷가게에서 시작해 44억 달러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시킨 브랜드지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며 결국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포에버 21의 시작: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
포에버 21(Forever 21)은 1984년,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장도원·장진숙 부부가 로스앤젤레스 하이랜드 파크에서 ‘패션 21(Fashion 21)’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작은 옷가게에서 출발했다.
당시 900평방피트(약 25평) 규모의 매장에서 첫해에 7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을 거뒀다. 이후 브랜드명을 ‘포에버 21’로 변경하고, 최신 유행을 반영한 의류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미국판 동대문’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당시 장도원 씨는 22세의 나이로 하와이에서 이민 생활을 시작, 3년 뒤 주유소, 건물 경비, 커피숍 종업원 등 궂은 일을 하며 모은 1만 1천 달러로 사업을 시작했다. 부인은 미용사로 일하며 가계를 도왔다. 900평방피트 규모의 작은 매장은 첫 해에 7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브랜드명을 ‘포에버 21’로 변경하고, 빠르게 유행하는 옷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미국판 동대문’ 전략으로 젊은층을 공략했다. 2015년에는 전 세계 8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연매출 44억 달러를 기록, 글로벌 패스트 패션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장도원 회장은 “2년 전 경기가 안 좋아졌을 때 미국에 투자를 덜하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미국에서 받은 도움을 갚기 위해 일자리 창출에 힘썼다”고 회고했다. 그는 7000명을 추가 고용하고, 남들이 문을 닫을 때 오히려 매장을 열어 주변의 시샘을 받기도 했지만,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사업 성공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그의 부인 장진숙 씨는 검소한 생활을 하며 단기 선교 활동에 참여하는 등 소박한 모습을 보였다. 두 딸 린다와 에스더도 경영에 참여하며 가족 중심의 기업 문화를 유지했다.
첫 번째 파산과 회생
2019년, 포에버 21은 과도한 부채와 수익성 악화로 인해 첫 번째 파산 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 무리한 매장 확장과 온라인 쇼핑 트렌드에 대한 늦은 대응, 그리고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간과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또한 50여 건의 상표권 침해 소송도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당시 포에버 21은 캐나다와 일본을 포함한 40개국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미국 내 178개 매장을 포함해 전 세계 350개 매장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20년 2월, 부동산 기업 Authentic Brands Group, Simon Property Group, Brookfield Property Partners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8,100만 달러에 인수하며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린다 장 부회장은 당시 NYT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잘하는 분야로 돌아가는 것이 이번 파산신청을 통해 기대하는 바”라고 밝히며 핵심 역량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후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는 전략을 통해 회생을 시도했지만, 경쟁 심화와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경영난이 지속되었다.
두 번째 파산: 무엇이 문제였나
2025년 3월 17일, 포에버 21의 미국 운영 법인인 F21 OpCo는 델라웨어주 파산 법원에 두 번째 파산 보호 신청(챕터 11)을 했다.
이번 파산의 주요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꼽힌다.
- 온라인 경쟁 심화: Shein, Temu와 같은 중국계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de minimis 면세 조항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시장 점유율을 빼앗았다.
- 쇼핑몰 트래픽 감소: 미국 내 쇼핑몰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급감했다.
- 소비자 트렌드 변화: 지속 가능한 패션과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
- 운영 비용 증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이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F21 OpCo의 최고 재무 책임자(CFO)인 브래드 셀(Brad Sell)은 “해외 패스트 패션 기업들이 de minimis 면세 조항을 활용하여 가격 및 마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비용 상승, 핵심 고객층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 소비자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인해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포에버 21은 미국 내 350개 매장에서 자산 정리 세일(Liquidation Sales)을 진행하며, 법원의 감독하에 자산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내 매장 및 웹사이트는 자산 정리 세일 기간 동안 운영을 유지하며, 해외 매장은 이번 파산 신청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Catalyst Brands는 매각을 통해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포에버 21의 미래는?
포에버 21의 브랜드와 지적 재산권은 Authentic Brands Group이 소유하고 있으며, 향후 라이선스 형태로 브랜드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닐 사운더스와 같은 업계 전문가들은 포에버 21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닐 사운더스는 “포에버 21은 오랫동안 명확한 브랜드 관점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의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포에버 21이 “너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온라인 쇼핑 트렌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알렉스 비네 테네시대학교 마틴 캠퍼스 금융 교육 강사는 “포에버 21은 온라인 스토어에 고객을 빼앗기고 중가 의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정리해야 하지만,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포에버 21은 2023년 중국의 Shein과 협력하여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려 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Shein은 빠른 속도로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고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며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았지만, 포에버 21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며 변화에 둔감한 모습을 보였다.
포에버21의 성공은 단순한 기업의 성공을 넘어, 한인 이민자들의 ‘하면 된다’는 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였기 때문에, 많은 한인들은 포에버21의 몰락을 보며 “한인 사회의 자랑스러운 기업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에버 21은 한인 이민자들의 성공 신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브랜드였지만,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며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기업의 몰락을 넘어, 글로벌 패션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 트렌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또한, 한인 이민 사회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보여주는 씁쓸한 교훈으로 남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