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억만장자, 미국 뉴햄프셔 물 공급망 인근 부지 매입으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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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억원 규모 매입에 안보 우려 확산… “중국의 핵심 자원 장악 의도” 지적

미국 뉴햄프셔주 나슈아시에서 중국 음료업체 농푸스프링(Nongfu Spring) 회장 종산산(鍾睒睒)이 지역 상수도 공급원 인근 부지를 파격적 가격에 매입하면서 미국 내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종산산은 최근 페니척 연못 유역 인근 산업부지를 6700만 달러(약 930억원)에 매입했다. 이는 해당 부지 공시가격 1500만 달러의 4배가 넘는 금액이다.

농푸스프링은 이 부지에 음료 제조 공장을 건설해 하루 200만 갤런(약 757만 리터)의 물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나슈아시 전체 인구가 하루 사용하는 물의 상당 부분에 해당하는 규모다.

페니척 상수도 공사 측은 “토지나 회사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물만 판매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불식시키려 하고 있다. 조지 바워 이사장은 “회사나 토지를 매각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종산산의 이번 매입은 미국 내 중국 자본의 핵심 인프라 침투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켈리 아요트 뉴햄프셔 주지사는 “중국과 같은 적대국으로부터 우리 주를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어떤 안보 위협도 우리 땅에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종산산이 중국공산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의 순자산은 약 580억 달러로 추정된다.

랜디 화이트헤드 전 주 하원의원은 “물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자원 중 하나인데, 중국 공산당이 지원하는 기업이 우리 뒷마당의 물에 접근한다는 것은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물 판매 수익으로 지역 주민들의 상수도 요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하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하루 200만 갤런의 대규모 물 사용이 지역 수자원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 환경 활동가는 “이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수자원이 지속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외국인의 핵심 인프라 투자에 대한 연방 차원의 감시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회는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이번 거래를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한 뉴햄프셔 선출직 관계자는 “CFIUS가 개입해 이 거래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우리 자원과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데 있어 안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중국 기업들은 미국 내 농지, 식품 가공 공장 등 핵심 자산을 꾸준히 매입해왔다. 이러한 투자는 대부분 지역사회의 반발에 부딪혔다.

나슈아시 사례는 경제적 기회와 안보 우려 사이의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다. 일부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지역의 자율성과 안전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나슈아시는 상수도 공급 관리의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종산산의 이번 매입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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