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후보 회복

국민의힘 대선후보 교체 시도 무산… 김문수, 당원투표로 후보직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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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둘러싼 초유의 교체 시도가 하룻밤의 격랑 끝에 당원들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김문수 후보가 극적으로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국민의힘은 2025년 5월 10일 새벽, 김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새 후보로 추대하는 강수를 뒀으나, 이날 저녁 마감된 전 당원 ARS 투표에서 ‘후보 교체 반대’ 의견이 근소한 차이로 우세하게 나오면서 모든 결정이 뒤집혔다.

이로써 김 후보는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공식 등록하고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 나선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즉각 사퇴를 선언했으며, 하루 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 당사자들은 각기 다른 메시지를 내놓으며 파란만장했던 정치 드라마는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대선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벌어진 극심한 내홍의 상처는 깊어, 향후 보수 진영의 대선 가도에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심야 쿠데타에서 당심의 반격으로… 롤러코스터 같았던 24시간

불과 24시간 전만 해도 김문수 후보의 정치적 생명은 풍전등화와 같았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0시를 기해 긴급회의를 열어, 한덕수 전 총리와의 후보 단일화를 거부하는 김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한 전 총리를 당의 새 후보로 추대하는 절차를 전격적으로 진행했다.

이는 지난 3일 김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일주일 넘게 지속된 단일화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자 나온 지도부의 극약 처방이었다. 당시 지도부는 당원 여론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당헌상의 특례 조항을 발동했다고 밝혔고, 한 전 총리는 이날 새벽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후보 등록 서류까지 제출하는 등 모든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 보였다.

이에 김 후보는 10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며 “이는 명백한 불법이자 반민주적인 정치 폭거이며 야밤의 정치 쿠데타”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어젯밤 우리 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절규하며 즉각적인 법적·정치적 대응을 천명했고, 실제로 당을 상대로 ‘후보 선출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며 반격에 나섰다.

숨 가쁘게 돌아가던 상황은 10일 하루 동안 진행된 전 당원 ARS 투표 결과가 나오면서 극적인 반전을 맞았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된 투표에서, 당 지도부의 ‘한덕수 후보로의 교체’ 안건이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것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오늘 전 당원 투표에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근소한 차이로 후보 재선출 관련 설문이 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당 지도부의 후보 교체 시도는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고, 김문수 후보는 하루 만에 대선 후보로서의 지위를 되찾았다.

권영세 비대위원장 사퇴… 리더십 공백 우려

예상치 못한 당원 투표 결과에 당 지도부는 충격에 휩싸였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투표 부결로 비대위 관련 결정이 무효화돼 김문수 후보의 대통령 후보 자격이 즉시 회복됐다. 내일 공식 후보 등록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를 세우기 위한 충정으로 당원 뜻에 따라 내린 결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당원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절차와 과정 혼란으로 당원과 국민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깝지만, 이 또한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 생각한다.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전격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권 위원장의 사퇴로 국민의힘은 대선을 코앞에 두고 또다시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당 수습 방안과 새로운 비대위 구성 등을 놓고 당내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비대위원장 외에도 비대위원, 심지어 원내대표까지도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 현실적인 선거운동 일정으로 어렵다”며 “대선 준비 등 절차적으로 손 놓을 수가 없어서 책임지고 비대위원장이 사표를 내는 것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문수 “모든 것 제자리로, 빅텐트로 승리”… 한덕수 “당원 뜻 겸허히 수용”

기사회생한 김문수 후보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며 통합과 승리를 다짐했다. 김 후보는 10일 밤 캠프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당원 동지 여러분, 국민 여러분, 감사드린다. 이제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며 “즉시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 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과 연대하겠다. 국민의힘은 혁신으로 승리의 터전이 되겠다”며 “이제 새롭게 앞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후보는 경선 경쟁자들과 단일화 대상이었던 한덕수 전 총리를 향해서도 손을 내밀었다. 그는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홍준표·안철수·나경원·양향자·유정복·이철우 후보님 모두 감사드린다”며 “후보님들과 함께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밝혔고, 한 전 총리를 향해서도 “한 후보님도 끝까지 당에 남아 이번 대선에서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자신을 끌어내리려 했던 세력까지 아우르겠다는 제스처로, 극심한 내홍을 겪은 당의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하루아침에 대안 후보에서 물러나게 된 한덕수 전 총리 측은 당원들의 뜻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전 총리 측은 “한 후보자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동안 주신 관심과 응원, 질책과 비판에 모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는 5월 2일 국무총리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3년 임기 단축 개헌 후 대선·총선 동시 실시’ 등의 공약을 내걸었으나, 그의 대권 도전은 당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짧게 막을 내렸다.

후폭풍과 과제… 봉합이냐 재점화냐 기로에 선 국힘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가 당원들의 손에 의해 저지되면서, 당은 최악의 파국은 면했지만 심각한 후유증을 안게 됐다. 대선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당 지도부가 선출된 후보를 무리하게 교체하려 했다는 비판과 함께, 그 과정에서 노출된 절차적 문제점과 리더십 부재는 국민적 신뢰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문수 후보가 극적으로 후보직을 유지했지만,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당 지도부와의 극한 대립 과정에서 깊어진 감정의 골을 메우고 당내 통합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다. 자신을 축출하려 했던 세력과 어떻게 화학적으로 결합해 원팀을 구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 후보가 제안한 빅텐트 구상이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후보들은 물론, 단일화 과정에서 대척점에 섰던 한덕수 전 총리 측까지 포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해 김 후보의 리더십과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커진 상황이다. 당 지도부로부터 공개적으로 경쟁력 부족을 이유로 교체 대상이 되었던 만큼, 이를 극복하고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대선 승패를 가를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 진영 내부의 분열상은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비대위의 이번 후보 교체 시도가 절차적 정당성과 당내 동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무리수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 당원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셌다는 점은 지도부가 당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내분 책임이 김문수 후보보다 당 지도부에 있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결국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집권여당의 전례 없는 내홍 속에서 치러지게 됐다.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수습하고 남은 기간 동안 지지층을 결집시켜 대선 승리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아니면 곪았던 상처가 재점화되며 자중지란의 늪에 빠질지,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국민들의 시선은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한국 정당 민주주의의 현주소와 함께, 위기 상황에서의 정당 지도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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