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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노후 아파트 화재안전점검 착수… 스프링클러 미설치 집중 조사
한국 소방청이 20년 이상 된 스프링클러 미설치 아파트에 대해 전국 단위의 긴급 화재안전점검에 나선다. 최근 부산 개금우드빌 아파트 화재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노후 공동주택의 구조적 취약성과 소방시설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번 긴급 점검은 7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소방청은 스프링클러 설비가 없는 전국 노후 아파트 중 약 10%를 표본으로 선정해, 화재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집중 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준공 20년 이상 아파트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단지는 전국에 총 4,460곳에 달한다. 이는 전체 아파트 단지의 45.1%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전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단지는 1.7%에 불과해, 상당수 주민이 여전히 화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점검의 핵심은 자동화재탐지설비, 스프링클러 등 주요 소방시설의 작동 여부와 유지관리 상태다. 아울러, 피난대피로 확보 상태와 피난 안내 체계도 중점적으로 살핀다. 실질적인 대피 가능성과 소방설비의 즉각적 대응력을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소방청은 주민들의 자율적인 점검을 유도하기 위해 각 세대에 자체점검 체크리스트를 배포하고, 맞춤형 피난 매뉴얼도 함께 제공한다. 또 ‘아파트아이’ 모바일 앱을 활용한 대피계획 수립 캠페인과 비상방송시설 사용법 안내도 병행 추진한다.
홍영근 소방청 화재예방국장은 “부산의 노후 아파트 화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각 건물의 소방시설과 피난환경을 철저히 점검하겠다”며 “소방청의 점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입주민과 관리자들이 평소 자율 점검과 교육을 철저히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소방청은 이번 조치를 단발성 대응이 아닌,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지속적인 예방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한다. 특히 부산 아파트 화재에서 자동화재탐지설비가 정상 작동하고도 인명피해가 발생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며 “이번 점검을 통해 전국 어디서나 최소한의 화재안전 기준이 작동하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점검은 전국 동일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실시되며, 지역 소방본부는 노후도와 건축 구조, 소방시설 설치 수준 등을 기준으로 점검 대상을 우선순위화할 계획이다.
국민 안전을 위한 화재 예방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이 같은 조치는, 앞으로도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한 주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